제주지역 숙박업, 공급과잉으로 어려움 가중된다

객실 공급과잉 규모 2.6만 객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이하 제주본부)가 1월 16일 ‘제주지역 숙박업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제주본부는 과거 제주지역 숙박업이 관광객 급증, 각종 개발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관광객 감소와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지역 숙박업체는 2013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8년 말 5,182개 업체가 총 7만 1,822개의 객실을 공급하고 있다. 객실 공급이 급증하면서 객실 이용률 및 판매단가는 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고, 그에 따라 숙박업 대상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세도 크게 둔화됐다.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내 숙박업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18년 7월 1.2%, 8월 1.2%, 9월 -3.6%, 10월 -10.5%로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다. 


판매 저조의 여파로 취업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제주지역 숙박업 취업자 수는 업체 및 객실 수 확대로 2013~2014년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2015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다만 2017년 상반기 제주신화월드 등 일부 대규모 사업장의 채용으로 취업자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제주본부는 현재 제주지역이 직면한 숙박업 리스크 요인으로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 ▲높은 영세 숙박업체 비중, ▲내국인 관광객 둔화 가능성 및 여행패턴 변화, ▲지정학적 상황에 따른 관광수요 변동성 증가, ▲높은 숙박업 대출 비중 등을 꼽았다.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

제주지역 숙박업체는 관광객 급증, 정부의 숙박시설 확충 정책 등에 기인해 2018년 이후 공급이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됐고 평균 체류일수 역시 감소되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2018년 중 하루 평균 도내 체류 관광객 수는 17.6만 명 수준이며 이를 수용하는 데 필요한 객실 수는 4만 6,000여 실 정도로 추정된다. 


숙박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환경과는 반대로 객실 공급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특히 2016년 이후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2018년에는 공급과잉 규모가 2만 6,000여 객실로 확대됐다. 



높은 영세 숙박업체 비중 높아

제주지역 숙박업은 게스트하우스, 민박, 여관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규모의 업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지역 숙박업체 중 보유 객실이 9실 이하인 업체는 57%에 달하며 전국 평균(34.6%)보다 높은 수준이다. 관광숙박업체의 평균 자본금은 117억 원 수준으로, 전국 평균(160억 6,000여억 원)을 하회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 둔화 가능성 및 여행패턴 변화

특히 해외여행이 늘어남에 따라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2018년 들어 둔화됐고 3분기에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18년 2분기 -0.4%, 3분기 -6.9%, 4분기 -6.5%로 마이너스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 부대시설을 갖춘 고급호텔과 젊은 층이 찾는 저렴한 숙박시설(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중간 등급의 관광호텔은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대내외 여건이 관광수요에 큰 영향

과거 사드배치와 같은 외교 문제, 남북관계 변화 등 대외적 여건이 관광객 수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017년 3월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갈등으로 그 해 하반기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바 있다. 




높은 숙박업 대출 비중

제주지역 산업별 여신(예금은행 기준) 중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비중은 14.3%(2018년 3분기 기준)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은 숙박시설이 급증한 2012~2015년 중 연간 20% 이상 증가하면서 크게 확대됐다. 

제주본부는 향후 숙박업 업황 부진 및 대출 금리 상승이 지속된다면 지역금융 안정에 부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종합적으로, 제주본부는 객실 공급과잉,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대내외 여건 변화 가능성 등으로 당분간 제주지역 숙박업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과잉공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신규 호텔 및 콘도미니엄 등이 추가로 건설 혹은 계획 중이어서 장기적인 객실 공급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호캉스 등 새로운 문화 확대로 내국인의 레저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고급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자연경관 면에서 불리한 시내에 위치한 중저가 호텔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본부는 객실 노후화, 부대시설 미비 등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낮은 등급의 호텔은 리모델링 투자, 브랜드화를 통한 통일된 품질 객실 제공 등의 개선 노력, 업종전환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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