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문화센터는 취미를 즐기고 교양을 쌓으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매달 접수 기간이 되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 문화센터’가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문화·교양 강좌 개설의 주체가 백화점에서 호텔로 확장됐다.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휴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같은 휴식과 관련된 주제가 유행하며 특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호텔에서 1박을 즐기는 고객이 증가했다. 그러자 업계에서는 타 호텔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휴식 이상의 것’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호텔을 투숙객이 아니더라 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자 특급호텔은 도서관이나 공연장을 짓기도 하고 각종 강좌를 열고 있다. ‘문센(문화센터의 줄임말)’에 이어 ‘호텔 클래스’가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숙박 이외의 목적으로 호텔을 찾는다.

특별한 소수를 위한 최고급 강좌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호텔 내 입점한 오셀라스 스파(OCELAS SPA)와 원데이 뷰티 클래스를 연다. 겨울철 피부관리에 필요한 페이스 오일의 효능과 활용법에 대해 배우고, 나만의 페이스 오일을 만드는 강좌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전문 테라피스트가 직접 소규모 수업을 진행하며 피부관리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했다.참가자에게는 이탈리아 스파 전문 브랜드의 보습 키트와 향수, 호텔 고급 타월을 제공하며 우수 후기 작성자에게는 호텔 숙박권 및 스파 바디 관리권을 추가로 증정한다. 참가비는 무료고 온라인으로 신청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명을 선정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2018년 초부터 교양 클래스인 ‘살롱 드 클라스(Salon de Class)’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의 큰 응접실에서 열리는 사교 모임 살롱(Salon)에서 영감을 받은 강좌로, 참석하는 고객에게 편안하고 품격 있는 수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2월에 진행된 클래스는 생화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였는데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고가의 수입 생화를 공수해 수업 재료로 사용했다.

강의를 맡은 유지윤 아디엘 실장은 18년 경력의 플로리스트로 영국 왕실 플라워 스쿨을 졸업하고 영국 정부와 런던 셀럽하우스, 일본 긴자 명품 브랜드 매장의 플라워 데커레이션 경력이 있다. 클래스에서는 루이 로드레 샴페인과 호텔 수석 셰프가 요리한 캐비아 랍스터 멘보샤, 트러플 크림 크로켓, 푸아그라를 얹은 초콜릿 등의 핑거푸드도 함께 제공됐다. 살롱 드 클라스의 신청은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며 1인당 10만 원의 수업료가 있다.

이 외에도 무료 요가 클래스, 미술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아트 클래스, 예비신부를 위한 셀프웨딩 부케 제작 클래스 등 호텔 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살롱 드 클라스 12월 수업 작품 (자료: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강좌의 인기 요인

호텔 강좌의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평소에 가기 힘든 특급호텔의 스위트 룸이나 VIP 라운지 같은 특별한 장소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호텔 강좌는 백화점 문화센터와 달리 무료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도 고객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간혹 수업료를 지불해야 하는 강좌도 있는데 비용이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을 위한 소비를 하는 요즘 시대의 고객에게는 걸림돌로 작용하지않는다.

호텔에서도 고객의 만족감 충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품격과 최상의 서비스를 강조하며 기존 백화점 문화센터나 여타 원데이 클래스와 달리 고급화를 추구, 고객이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강좌의 규모를 크게 열거나 횟수를 여러 번 준비하지 않고 ‘특별한 소수’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든다. 재료도 다른 수업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하며, 강사 섭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방송 출연 이력이 있거나 업계에서 유명한 강사를 초빙해 ‘우리 호텔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강의’라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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