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이 왔다. 사이좋게.
무슨 기념일 이었는지 뭐였는지 남자가 여자한테 커다란 곰인형을 선물해줬나보다.
그리고서는 둘다 술이 취해서는 비틀비틀 모텔로 온다.
여자는 술이 더 고픈가보다. 나에게 술 있냐고 물어본다.
우리 모텔은 그 딴거 안판다. 없다고 했다.
남자는 술이 더 고프지 않은것 같다. 술 필요 없으니 신경쓰지 마시라고 하고는 방 값 계산 후 방으로 향했다.
문득 거대한 곰돌이 인형이 생각나며
아~ 누구는 애인이랑 기념일도 챙기고 술도 마시고 놀러도 왔는데
나는 여기서 방이나 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졌다.
그리고 한참 후 방에서 그 여자가 혼자 나온다. 그런데 맨발..
술에 취한건지 터벅터벅 걸어서 그대로 모텔을 나가버린다.
그런데 남자는 자는건지 여자가 가도 그냥 놔둔다.
뭐지... 맨발로 어디가는걸까...
10분간 여자가 돌아오지도 남자가 여자를 찾으러 나오지도 않았고
나는 맨발로 터벅터벅 걸어나간 여자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들어서는 경찰차...
순간 내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설마 아까 그 커플 미성년자?
아니 분명히 내가 얼굴을 봤는데 여자가 나이 더 많아 보였는데
뭐지 뭘까? 경찰차에서 내리는 4명의 경찰들을 보며 마음속 불안이 커져갔다.
센스 있는 경찰관 아저씨는 모텔 정문 앞에 경찰차를 떡 하니 대놨다.
그러니 오던 손님도 뒤돌아 나가는판. 마음속에서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
경찰에게 무슨일로 오셨냐고 했더니 신고가 들어와서 확인차 나왔단다.
그 맨발로 걸어간 여자가 신고한듯 그 커플이 들어간 방 앞에서 벨을 누르고 있는 아저씨.
분명 사람이 안에 있는데 대답을 하지 않는다. CCTV로 객실 앞 화면을 보고 있는데
10분째 대답이 없다. 결국엔 경찰의 요구로 손님방을 마스터키로 따고 들어갔다.
한참후 경찰이 나오고 성폭력 관련 전담 경찰이라는 사복차림의 2분이 와서
CCTV 화면을 녹화해 가셨다. 모텔 들어올때 어땟는지 나갈때 어땠는지
그 분 말로는 여자가 성폭행 당해서 모텔에서 맨발로 정신없이 도망나왔다고 진술했다는데
화면속 여자는 여유 넘치는 왕의 걸음으로 술에 취한듯 비틀비틀 거리면서
아주 여유롭게 모텔을 혼자 걸어나갔다. CCTV는 거짓말하지 않으니까.
결국 남자도 경찰 따라 모텔을 나가고 여자도 가버리고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는데
객실로 다시 돌아가보니 처음 올때 들고 왔던 커다란 곰돌이 인형만 덩그러니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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