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닌 일개 종사자로서 객실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말한다는 게 이 글을 읽는 많은 경영자에게는 송구하지만, 고객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10년 이상 그들을 만나고 객실을 판매하면서 보고 느낀 부분을 곱씹어보며 6회에 걸쳐 이야기해볼까 한다.

고객 트렌드가 바뀌었다

객실운영에서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주저할 것 없이 ‘고객’이다. 이른바 남녀노소, 동서고금이라는 고리타분한 표현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고객은 그 나이, 성별, 국적 등에 따라 정말 다양한 모습과 생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다양한 개성 속에서도 앞서 언급한 그 카테고리별로 어느 정도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특징에 대한 인식과 개별적 응대 방법, 그리고 이런 경험적 데이터가 쌓이면서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판매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호텔을 찾는 고객의 분류 역시 과거와 달리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호캉스(Hocance)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동성 친구끼리 짧은 휴가를 즐기려고 호텔을 찾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다.

소위 워라벨을 표방하는 일상에 지친 남성이 혼자 조용히 재충전을 위해 호텔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과거 지방 관광지를 찾던 모습과 달리 중년 이상의 노부부가 도심의 호텔을 찾아 기분을 내는 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열린 사고로 전략을 세워야

변화한 고객의 소비 성향은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좋은 소재가 된다. 간단한 와인과 안주류가 아기자기한 객실 데커레이션과 함께 제공되는 여성 취향의 레이디스 패키지는 이미 여러 호텔에서 판매 중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1인 조식, 1인 룸서비스 메뉴, 호텔 내 스파 이용권, 혹은 그 시점의 베스트셀러 도서를 제공해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조용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1인 패키지 역시 최근 여러 호텔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실버 고객을 위한 친절한 호텔 안내와 식음료 메뉴, 주변 관광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실버 패키지는 늘어가는 중장년층 고객을 위한 상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고객층, 즉 비즈니스로 방문하는 남성 고객, 내·외국인 커플, 여행사 단체 고객이 아닌, 새롭게 형성되는 소비자군으로 두각을 보이는 부분에 대해, 그리고 고객의 요구를 놓치지 않는 사업자로서의 기민한 반응이 필요하다. 

SNS를 즐기는 젊은 여성에게는 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객실의 팬시한 인테리어, 아름다운 뷰, 멋들어지게 준비된 과일 셋업 등이 중요한 선택지로 인식될 수 있다. 혼자 호텔을 방문한 1인 남성 고객이라면 그만큼 자신에게 투자하는 그루밍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 스파, 혹은 마사지 프로그램 등 본인에게 투자하는데 큰 거부감 없이 지갑을 열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룸서비스 메뉴, 혹은 제공되는 기타 아이템으로 호텔의 센스를 가늠하는 섬세한 소비자일 수 있다. 호텔에서 여가를 즐기는 중장년층 고객은 그만큼 트렌드에 민감하고, 젊은 사고방식으로 호텔을 생각하거나,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객층을 위한 식음료 메뉴, 혹은 주변 공연, 관광 프로그램 등의 결합은 매력적인 어필이 될 수 있겠다. 

일반적인 고객층과 달리 언뜻 생각할 때 까다로운 고객으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나, 반대로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고객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면 충성 고객이 되어 재방문을 기대할 수 있다. 여성 고객의 SNS를 통한 자발적인 호텔의 홍보는 기분 좋은 덤이다.

성별, 연령별 고객 분류뿐 아니라 정말 다양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객실 판매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어린이 고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부모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고정관념이 아닌 열려 있는 사고로 객실 운영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것과 고루한 것은 분명 다르다. 호텔 소비의 연령층 역시 전체적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센스 있는 호텔로 평가 받고 즐거운 화제로 오르내릴 지, 구식으로 치부될지는 결국 사업자의 마인드와 학습, 투자가 결정하게 된다. 역시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다음 시간에는 두 번째로 ‘비용’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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